인과관계가 지배한 제품. 애플워치 울트라와 갤럭시 워치 프로

2022. 10. 13. 17:51인스턴트 지식 KNW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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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애플워치 울트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8번째 애플워치를 출시한 애플은 드디어 새로운 라인업을 출시하였으며, 일반 사용자보다는 조금 더 액티비티를 즐기는 준전문가용 카테고리 제품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마찬가지로 새로운 라인업 갤럭시 워치 프로를 공개했다. 여기에 조금 재미있는 포인트가 존재한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예쁜사진, 갤럭시 워치 프로는 제품사진으로 차별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갤럭시 워치 프로는 플래그십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 이미지 제작에 실패했다. 예쁜 거 찾아봤지만 위의 사진이 베스트이다.

 

 

삼성이 애플보다 먼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출시한 경우는 많지 않았다.

 

2013년 출시한 갤럭시 기어. 지금봐도 조금만 다듬으면 나쁘지 않은 디자인. 1년 후 애플워치가 갤럭시 기어와 같은 사각형태로 출시되자 애플은 "경쟁사"로서 원형으로 디자인을 정립하였다. 아직도 아쉽게 느껴진다. 이 때 조금만 더 머리굴려서 일반 라인은 원형으로, 프로 라인업은 사각 형태로 만들었다면 애플의 머리를 조금 더 복잡하게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진출처 ⓒcnet

 

아마 워치는 갤럭시 기어부터 먼저 도전했지만 갤럭시는 지금의 원형으로, 애플워치는 지금의 사각형 모양으로 수렴했다.

그외 S펜을 제외하면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은 대부분 애플이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공개하고 삼성이 빠르게 따라만드는 전략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애플워치 프로/울트라 라인업은 조금 달랐다. 

 

프로/울트라의 라인업 타겟층은 분명하다.

프로/울트라의 타깃층은 취미와 프로 양극단을 제외한 가장 영역이 넓은 '액티비티를 즐기는 대중'이 타깃이다. 즉 완전 프로나 전문가 영역은 침범하지 않는,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을 공략하였다. 이는 울트라가 여러 라인업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울트라의 라인업은 분명히 전문가들을 위한 기능을 담았지만, 액티비티 프로 즉 극한 운동으로 밥벌어 먹는 사람이 아닌 그보다는 낮지만 영역은 사용자가 많은 준프로들을 타깃으로 했다.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영역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예쁘고 매력적인 제품을 뽑아낸다면 취미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패션의 개념으로, 프로선수들에게는 가볍게 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대체제로서 가능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물론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냈을 경우에 해당한다.

 

또 하나, 제품이 최고의 전문가와 프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것은 기술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울트라 라인업이 또다시 분리되어야 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애플워치 울트라는 돈을 많이 벌면되지, 굳이 전문가 영역에 들어가서 전문가들에게 가민, 순토등과 비교당하면서 '까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삼성대로, 애플은 애플대로 제품 철학을 그대로 담은 프로 / 울트라 라인업

이번에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이다. 삼성과 애플이 같은 카테고리 제품을 출시했지만 약간의 시차가 존재했고 삼성이 조금 더 먼저 출시했다. 삼성은 갤럭시워치 프로의 reference가 없는 상태, 즉 참고로 할만한 제품이 없는 상태로 삼성은 삼성대로, 애플은 애플대로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제품이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  

 

갤럭시 워치 프로의 광고 타깃은 조금 더 취미, 아마추어 영역에 가깝다.
애플워치 울트라의 광고 타깃은 프로, 준프로등 전문영역에 가깝다.

이번 워치 프로/울트라 라인업은 삼성과 애플이 서로 reference로 할만한 제품없이 삼성은 삼성대로, 애플은 애플대로 자신들의 디자인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제품이기에 의미가 다르다.

 

 

만들때 제대로 만들어 출시하는 애플, 다만 이러한 문장으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모든 제품에는 적절한 출시의 '시기'가 존재한다. 기술의 발전, 성숙도, 그리고 시장의 수용성 및 경쟁사의 움직임에 따라 그 출시일이 정해진다. 하지만 애플은 소위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상식적인 기업의 움직임을 따르지 않고 시장을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하게 되었다. 

세계 패권국가인 미국의 '국뽕'도 무시할 수 없다. 한참 삼성이 제품을 잘 뽑아내고 애플이 잰걸음을 할 때, 만약 삼성이 미국기업이었다면 지금 애플의 시장 위치는 장담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애플의 브랜드 파워때문에 경쟁사는 어쩔 수 없다?

삼성에서는 "브랜드 파워때문에 어쩔 수 없다" "우리도 그런 소비자 충성도나 브랜드 파워가 있다면 애플처럼 할 수 있다"라고 항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애플의 소비자 충성도, 브랜드 파워는 아이폰이 출시된 2009년 이후부터 '축적'된 것이다. 

 

선택이란 강자와 약자 사이에 만들어진 망상에 불과하다는 명언을 남기신 메로빈지언님. 과연 기업활동에도 이러한 철학이 작동하는 것일까?

 

삼성도 지난 13년동안 같은 기간을 경쟁하고, 한때는 경쟁 브랜드로서 소비자에게 좋은 대안이 되었지만 언젠가부터  '축적'된 삼성의 소비자 충성도를 스스로 갉아먹으면서 숫자, 즉 매출과 쓸데없는 시장점유율에 집착해왔다.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는 아이폰이 출시된 2009년부터 쌓아온 노력이 '축적'된 것이며, 삼성도 같은 기간동안 노력했지만 돈이라는 숫자를 얻은 대신 브랜드와 고객 충성도라는 무형의 가치를 올바르게 축적하지 못했다. 

 

지금 삼성과 애플의 브랜드 격차로 인해 제품 전략은 다를 수 밖에 없고 삼성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분명한 건 이 불리한 상황이 삼성에게 "원인"이 아닌 "결과"이라는 것이다. 수년간 매출과 점유율에 집착한 그들의 행보가 만들어 낸 "결과"이고 이러한 상황은 현재의 삼성에 "원인"이 되어 미래의 "결과"까지 쳇바퀴처럼 그 가능성을 한정짓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극복하기 쉽지 않다.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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