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쏘아올린 로켓, 일단 흑자 궤도에는 올라탔다

2023. 3. 2. 11:16인스턴트 지식 KNW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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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이해관계자가 아니고, 천재도 아니며 쿠팡을 자주 사용하는 소비자의 시각에서 살펴보는 가벼운 분석글이다. 대부분 물류센터의 지속적인 투자와 혁신에 대한 분석글뿐이라 다른 시각에서 쿠팡의 흑자에 접근해보려고 한다. 

 

 

22년 3분기, 쿠팡의 감격적인 첫흑자

2014년 대한민국에서 발사되는 쿠팡의 로켓배송. 드디어 흑자궤도에 안착했다고 연락왔다. ⓒnasa youtube

 

대략 10년 동안 '계획된' 적자 이후 결국 흑자를 만들어냈다. 쿠팡은 2022년 3분기에 약 1천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그리고 2022년 4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며 (2022년 전체로는 아직 적자이지만) 일단 연속흑자 궤도에는 올라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동안 수조원의 물류센터 및 인건비 투자에 비관적인 시선을 깔아뭉개고 스스로 옳았음을 증명하였다. 2014년에 국내에 첫 출시된 쿠팡은 국내 대부분의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생활에 하나의 '패턴'으로 들어섰다. 

 

 

물류센터 투자와 혁신은 근본적인 성장발전이었다.

쿠팡의 대구 물류센터 ⓒbloomberg youtube 클릭하면 원문으로 고고

흑자 전환의 빛을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물류센터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및 물류과정의 혁신(혹은 효율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좀 진부한, 기업경영에 관한 이야기이고 쿠팡 기업의 정체성 같은 부분이라 진짜 내부자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솔직히 유추가능한 "뻔한" 내용이다. 오랫동안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해왔던 소비자의 입장에서 쿠팡이 어떻게 비용을 낮추고 변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꽤 재미있는 '작업'일 것이다.

 

 

쿠팡은 대한민국 최초의 소비자 친화적인 기업

 

정확히 말하자면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일 것이다. 한개를 사도 다음 날 소비자의 집 앞까지 배송해주며 친절하고 공손하게 손이 나온, 배송완료 사진까지 보내주었다. 특히 무조건 환불은 사실 우리나라 기업 정서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아메리칸 마인드에서만 나올 법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는데 쿠팡은 그것을 실행해냈다.(사실 아메리칸 기업이긴 하다) 쿠팡의 로켓배송 초기만 해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미안해하면서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이전의 대한민국 기업은 (아직까지도)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대부분이었던 때라 배송비 없이 주문하던 것에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곧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지금도 필요하다면 라면 한봉지만 주문해서 다음 날 문 앞에서 받을 수도 있다.  

 

 

코로나로 인한 매출 급증이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코로나는 배달음식과 온라인 시장의 급격한 매출 쏠림 현상을 가져왔는데,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큰 혜택을 본 업체 중 하나는 바로 쿠팡이다. 단순히 시장 상황을 잘 탔다고 하기보다는 '잘 준비되어 있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소비자들은 다음날 배송이 보장되는 쿠팡의 서비스를 더욱 신뢰하였다. 

 

다만, 매출 증대가 그들의 이익구조를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쿠팡에 따르면 물류센터 확충 및 화재손실분 반영등으로 역대 최고 매출 증가를 이뤄냈던 2021년도에 동시에 최고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흑자에 큰 도움이 된 '인플레이션' 기회

물가 확실히 잡을 것을 선서합니다. 단 미국의 국익에 부합할때까지 천천히 잡을테니 마음껏 인플레이션을 즐기세요. ⓒrus.team

무슨 소리인가 싶다. 코로나 시기에 매출의 급격한 증가도 쿠팡 이익구조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시장 우위선점자인 쿠팡에 가격결정권을 제공함으로써 쿠팡의 이익구조 개선에 정말 큰 기회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요즘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 올리는 것은 기업들 사이에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렸다. 쿠팡의 최근 판매가격을 살펴보면 거의 대부분 코로나 이전보다 1.5배에서 2배까지 이유없이 상승하는 제품들이 상당히 많다. 물류비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등을 소비자들도 충분히 이해하나 어떤 제품들은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는 이유로 함께 동반 상승하기도 했다. 

 

(납품 금액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판매 가격이 단순히 그렇게 결정되지 않는다.) 이를 통해 품목간의 가격 균형을 통해 전체적으로는 수익 구조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온라인 사업자에 가격결정권을 주었고 필수품에서 소비자의 가격민감도가 상당히 낮은 것을 확인한 사업자들은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상한선을 끊임없이 테스트했고, 쿠팡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었다.  

 

 

로켓와우 회원 멤버십 가입비가 연간 최대 6600억이다. 쿠팡의 숫자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금액이다. 

대한민국 국민 중 약 20%가 쿠팡와우 유료회원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중 20%만 제 친구입니다. ⓒfpost.com

 

기사들에 의하면 2022년 기준으로 로켓와우 회원은 약 900만명으로 1년으로치면 대략 55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리고 2023년 3월1일 최근 따끈따끈한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로켓와우 충성고객 수는 1100만명으로 발표됐다. 다시 계산하면 산술적으로는 최대 년간 6600억까지 가능한 '추가 수익'이다. 이 금액은 쿠팡이 년간 사용하는 인건비의 절반을 해결해주는 금액이며 사실상의 추가 투자없이 얻어낸 순수익이고, 다른 관점으로 보면 간당간당한 쿠팡의 수익을 흑자로 전환해준 효자 금액이다. (쿠팡플레이는 이와는 별도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보면 지불하지 않던 금액을 추가적으로 지불하게 되었지만 쿠팡 이용자들은 그들이 제공받고 있는 서비스의 가치를 생각하면 가격 저항선이 없는 적절한 멤버심 가격을 책정한 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는 없다. 

 

쿠팡의 서비스는 국내 온라인 시장의 전환점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큰 변화이며 기존 선점인 이베이나 네이버 쇼핑, 이마트 등도 당일 배송에 사활을 걸 만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좋은 서비스를 계속 저렴한 가격에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쿠팡와우 멤버십의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이미 각각의 제품에 충분히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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